이 땅의 길에서 '나'를 찾다

2024. 3. 22. 08:38사람길 국토종단 트레일 HANT

도시라는 낯선 공간에 외딴 섬처럼 살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는 인구의 95%가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라이다. 일자리와 의식주 및 사람 간 교류의 편리성, 문화 향유의 욕구의 해소에 탁월한 공간으로 정착된 도시를 현대인이 떠나 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시는  국토라는 우리 땅의 개념과 자연을 잃어버리게 했다. 우리의 정체성의 뿌리와 이 땅에 켜켜이 축적된 우리의 숱한 이야기를 잃어버리게 했다. 도시문화와 상업주의는 삶의 다양성과 인간의 모든 감성을 담아낼 수 없다. 그러나 현재적 삶과 생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보니 과거와 미래의 연결자로서 현재의 내 존재의 이유를 잊어버렸다. 우리는 이찌 보면 도시라는 낯선 공간에 외딴섬처럼 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인간은 단지 현재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땅이 자연한 모습으로 숨 쉬고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땅에 깃든 이야기와 만날 수 있다. 우리 땅에 깃든 숱한 사연들과 소통하고, 시간과 공간을 오고가며 다양한 삶과 만나면서 우리 삶의 외연을 확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인간은 단지 현재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옛 것을 보고 향수에 젖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찰하므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얻는다. 거기에 감동이 더해져 진정한 '나'를 찾는 시간으로 연결된다.  '나'를 찾는 것은 단지 가만히 앉아서 묵상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삶은 단지 '생계'가 아닌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때 우리 국토와 만나고 이 땅의 곳곳마다의 숱한 이야기와 만나므로 이 땅의 자식으로서, 과거와 미래의 연결자로서, 삶의 의미를 가진 소중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 여기 있었어요" 우리 국토가 말하는 생생한 육성

그래서 우리가 그곳으로 가면 된다. 오목조목한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지형과 자연, 유구한 삶의 이야기가 쌓인 나라가 또 있을까. 걸어야 우리 땅을 알 수 있다. 우리 국토를 이어 걸으며 "나 여기 있었어요" 하고 말하는, 보석 같은 이 땅이 살아나 말하는 생생한 육성을 듣게 될 것이다. 그동안 단절됐던 우리 땅과 다시 만나고 우리 땅이 전하는 이야기와 만나며 우리는 더 풍요롭고 건강한 대한민국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외국의 도보길을 찾아가 걷듯이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도보 국토종단길을 찾아와 우리 땅을 보고 느끼며 한국이란 나라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동을 더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더욱 우리 땅 보존에 힘쓰고 우리 땅을 사랑하며 언제까지나 삼천리 금수강산을 향유하는 대한민국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사람길 국토종단 트레일(HANT)은 이 땅의 길에서 '나'를 찾는 길이다.